Q. 2022년 전시 관람 습관을 돌아 본다면?
(민선) 안정적이고 익숙한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 관람 습관에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총 64개의 전시를 봤지만, 39개의 전시 공간을 방문했으니 말이죠. 주로 휴일이나 학교를 마치고 남는 시간에 전시를 관람하다 보니 동선이 편리한 곳을 찾았고, 한 번에 여러 개의 전시를 볼 수 있는 큰 공간에 자주 갔습니다. 또, 국립현대미술관, APMA, 일민미술관 등 주요 전시 공간의 전시를 꾸준히 보려고 했어요. 분명 올해 초에는 새로운 공간에 많이 가야겠다고 다짐했던 것 같은데.. 올해도 저는 익숙한 곳을 사랑했네요. 💞
(다영) 저는 올해 전시보다는 공연을 더 많이 봤어요.. 그래도 정리해 보니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리움, 일민미술관 등 규모가 큰 공간에 자주 갔네요. 한 달에 평균 두 번 전시장을 찾았고요.
Q. 올해 본 전시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는?
(민선) 올해 베스트 전시, 작가, 작품 모두 《히토 슈타이얼 - 데이터의 바다》에서 뽑고 싶어요. 이 전시에는 러닝타임이 긴 영상 작품이 가득했어요. 평소에는 영상 작업을 보면 앞부분을 짧게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한 영상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다 보고 싶어서 세 번의 방문 끝에 모든 작품을 보았습니다. 특히 <면세 미술>과 <자유낙하>의 내용과 설치 방식이 좋았어요. 👍 다 보고 나니 작가의 작품 세계가 궁금해져 『면세 미술: 지구 내전 시대의 미술』을 사서 읽었습니다.
(다영) 올해 한국에서 본 전시 중에선 리움에서 본 《이안 쳉 : 세계건설》이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애니메이션 작품에 꽂혀 전시를 두 차례 관람하고 분석해 레포트를 썼거든요. 지난 2월 부산시립미술관에 가서 보았던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전시도 좋았어요. 애도를 의미하는 전구 기념비와 산처럼 쌓인 옷더미를 보며 홀로코스트가 그 어느 때보다도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납니다.
Q. 다영은 이번 여름 유럽에 다녀왔는데, 기억나는 전시가 있다면 소개해 주시죠!
(다영) 오스트리아에서 본 전시 중에선 알베르티나 모던에서 보았던 아이 웨이웨이 전시가 기억에 남아요. 한국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봤던 아이 웨이웨이 전시와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었거든요. 또, 독일 Neue Nationalgalerie에서 본 한나 회흐의 콜라주와, 키르히너 작품의 강렬한 색감도 기억에 남습니다. Gropius Bau에서는 루이스 부르주아 전시를 봤는데, 거대한 철창 안에 갇힌 거미 작업을 보며 공간에 지지 않는 강렬함에 경외감을 느꼈습니다. ... 한국에 돌아오고 싶지 않았어요. 🙄
추신: 내년에는 어떤 전시를 보게 될까요? 다음 레터에서 함께 계획을 세워보기로 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