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소소한 자랑을 하나 해볼까 합니다. [000 뉴스레터]
칭찬합니다! 👍
Vol.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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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소소한 자랑을 하나 해볼까 합니다. 11월은 저에게 특별한 달이거든요. 바로 첫 회사에 다닌 지 1년이 되는 달입니다. (뿌듯) 30년 넘게 직장 생활을 한 아버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경력이지만, 사회에서 첫걸음🚶♀️을 무사히 디뎠다는 점에서 스스로에게 칭찬하고 싶었습니다. 1년 전 이 시점에 여기에 다닐지 몰랐던 것처럼 앞으로 이 회사에 얼마나 있게 될지, 어떤 경력을 쌓게 될지 아직 알 수 없어요. 하지만 오랜 시간 직장 생활을 해도 1주년을 기념하던 사회 초년생의 풋풋한 마음은 잊지 않고 간직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의욕적으로 좋은 사람들과 회사 생활 할 수 있길 바라며 …. 🍀 - 민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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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 🗓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본 공연, 전시 등의 콘텐츠를 추렸습니다. (리뷰)를 누르면 민선과 다영이 작성한 리뷰를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원 픽(One Pick)’은 볼드체로 표시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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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CA 현대차 시리즈 2023: 정연두 - 백년 여행기》 전시 전경 (촬영: 임다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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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 구정아 개인전 《공중부양》 @PKM 갤러리
🖼 《김구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 《백 투 더 퓨처: 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성 탐험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 서용선 개인전 《내 이름은 빨강》 @아트선재센터
🖼 《성능경의 망친 예술 행각》 @갤러리현대
🖼 《여다함, 최윤석: Counting air》 @프라이머리 프랙티스
🖼 《이시 우드: I LIKE TO WATCH》 @일민미술관
🖼 《오프사이트》 @아트선재센터
🖼 정희민 개인전 《수신자들》 @두산갤러리
🖼 《MMCA 현대차 시리즈 2023: 정연두 - 백년 여행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 〈2023 막간: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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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영
🖼 《김구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 《백 투 더 퓨처: 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성 탐험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 《MMCA 현대차 시리즈 2023: 정연두 - 백년 여행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 〈경기필하모닉 마스터피스 시리즈 IX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롯데콘서트홀
🎭 〈기형도플레이〉 @아트원씨어터 3관
🎭 〈러브 앤 인포메이션〉 @두산아트센터 Space111
🎭 〈부동산 오브 슈퍼맨〉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 〈이들은 그냥 존재한다〉 @국립정동극장 세실
🎭 〈이팡곰 물생미〉 @나온씨어터
🎭 〈정전의 밤〉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 태양의서커스 〈루치아〉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 (리뷰)
🎞 〈릴리 슈슈의 모든 것〉
🎞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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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이 달에 인상 깊게 본 것을 민선과 다영이 번갈아가며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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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 나로 존재하는 방식 🧚🏻
— 2023 SPAF 최강 프로젝트 〈이들은 그냥 존재한다〉 @국립정동극장 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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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공연예술제(이하 SPAF)는 매년 가을 공연계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행사입니다. SPAF에서 하는 작품만 챙겨 봐도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죠. ✅ 올해는 19개의 작품이 서울에 있는 여러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났습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최강 프로젝트의 <이들은 그냥 존재한다>를 관람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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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업은 ‘우리가 안다’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에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에 대해 작가 스스로 몸, 정신의 상태를 탈주하며 끊임없이 어디론가 흐른다. 여러 가지 몸을 입고자 하는 것은 잠재적 무의식의 발견과 예민한 감각을 받아들일 수 있는 유동적 몸으로써 하나의 고정된 정체성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움을 획득하기 위한 몸부림의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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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공연 소개를 먼저 읽어볼까요. 보시다시피 감이 잘 안 옵니다.. 🙄 공연을 보러 가는 길 내내 아무리 읽어봐도 이해가 가질 않더군요. 하지만 별 수 있나요. 현대무용은 모름지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봐야 제 맛! 이라고 생각하며 객석에 들어가 앉았습니다. 그저 ‘이들은 그냥 존재한다’는 제목을 계속 곱씹으면서 공연이 어서 시작되길 기다렸죠.
작품은 짧은 장면들이 연속되는 구성이었는데, 어떤 장면에서는 이미 보여준 장면의 마지막 동작으로 돌아가서 이어가곤 했습니다. 저는 이런 형식이 마음에 들었어요. 처음 목도했을 때의 놀라움이 장면을 받아들이려는 마음보다 커서 놓치게 되는 부분들이 종종 있거든요. 공연은 단 한 번만 보여주기 때문에 머릿속에서만 톺아볼 수 있으니, ‘그다음은 어떻게 될까?’ 하며 저 혼자 상상해 본 적도 많고요. 다시 돌아가서 보여주고, 그 너머를 이어서 보여주는 것. 이 과정이 익숙해질 즈음, 애석하게도 공연은 끝이 났습니다.
한편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모티브가 다름 아닌 그림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그 단초는 시작 전 받았던 리플렛과 무대 좌우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나오는 텍스트에서 얻었어요. ‘그림자를 붙잡으려는 너. 그림자를 통과한다.’ 그리고 무용수 분이 자신의 그림자를 마구 밟는 동작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지점에서 자연스레 어릴 적에 본 애니메이션 피터팬이 생각났어요. 그러면서 저 사람은 그림자와 멀어지고 싶은 건가? 아니면 그림자가 되고 싶은 건가? 내 그림자는 어디쯤 있더라? 등 이런저런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그러다가는 또 장면마다 변화하는 조명을 보며 정말 세심하게 신경을 썼겠구나 싶어 감독님의 노고를 가늠해보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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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정신 기저에 자리 잡은 잠재의식 속에 우리가 성격이라 부르는 특성들이 외부로 발현되기 전 원형의 모습을 찾는데 중요한 원형들로는 페르소나, 그림자, 현자, 어린이, 사기꾼, 어머니, 그리고 아니마와 아니무스 등이 있습니다. 사실 여기에는 모든 것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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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무대에는 반원 모양의 가벽만이 놓여 있었습니다. 공연 시작 전엔 ‘사이드 앉는 사람들은 불편하겠군’ 생각했는데, 되려 이 가벽을 사이에 두고 두 무용수가 마주 보며 안무를 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리고 이 가벽에는 두 개의 문이 있어서 그곳으로 등·퇴장을 하고, 작게 낸 창문에선 비눗방울이 나오기도 했죠. 다 보고 나오는 길에 안무가님의 인터뷰를 읽으며, 무대가 우리의 자의식 너머에 존재하는 것들, 외부의 영향이나 자극을 시각화한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때문에 공연 내내 목격했던 그림자가 우리 잠재의식의 원형인 거라면, 그에 대해 갖는 감정은 당연히 복합적일 것이고, 그래서 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에도 복잡다단한 층위가 필요하겠구나 싶었어요.
<우리는 그냥 존재한다>에서는 ‘셰이프시스터’라는 개념을 소개하는데요. 인터뷰에 따르면 셰이프시스터는 욕망에 의해 모습을 바꾸는 자를 뜻한대요. 작품 제목의 ‘존재한다’는 건 어쩌면 ‘변화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였나 봅니다. 사실 저는 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소개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곤 해요. 블로그에 자기소개조차 SNS 아이디로 대신하고, 제가 어떤 사람인지 분명하게 정의 내리고 싶어 하지만 그건 내가 되고 싶어 하는 모습일 뿐이지 않나 싶더라고요. 그런데 어쩌면 욕망은 나의 수많은 모습으로 발현되고, 나는 그렇게 내부의 욕망과 외부로부터 받은 영향을 빚어가며 ‘존재’ 하나 보다..라고 생각하니, 이러쿵저러쿵 잴 필요 없이 ‘그냥’ 살자! 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흠, 장황했으나 허무한 마무리일까요. 어쨌거나 50분 남짓한 무용 공연 한 편을 보고서 가물가물해지는 기억을 붙잡으며 며칠 내내 끙끙 생각해 내린 결론이란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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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 개요 -
[제목] 2023 SPAF 〈이들은 그냥 존재한다〉
[장소] 국립정동극장 세실
[공연 정보] URL
[관람 일시] 202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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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
이 달의 볼 만한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사심이 담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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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골송골 맺힌 물방울이 금방이라도 또르르 굴러떨어질 것 같은 그림.💧 바로 한국 추상미술의 대가, 김창열 작가의 작품입니다. 다들 김창열의 ‘물방울 그림’은 기억하지만, 왜 그가 물방울을 수십 년 동안 그리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실 것 같아요. 영화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는 그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 줍니다.
영화는 감독으로 참여한 작가의 둘째 아들 김오안 씨가 아들로서 경험한 김창열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직접 인터뷰하는 형식을 취합니다. 이로써 ‘작가 김창열’보다 ‘사람 김창열’에 집중합니다. 작가가 겪어온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전쟁의 트라우마, 이북에 있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 달마와 노자 등의 키워드를 다루죠. 저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키워드는 ‘침묵’이었습니다.🤫 영화 속 김창열은 인터뷰에 친절히 답하다가도 어느 순간 침묵을 지키곤 합니다. 관객은 그 침묵의 순간에 수십 년 동안 그려낸 물방울을 되돌아보게 되죠.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2023 막간》을 통해 상영 중이고, 네이버 시리즈온과 wavve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 김창열의 물방울에 담긴 비밀이 궁금하다면 꼭 감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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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지니 연말이 머지않은 것 같네요. 올해를 마무리할 뒷심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민선처럼 스스로에게 칭찬 한 번 해봐도 좋겠어요. 그럼 다음 달에 봐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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